코로나 걸렸더니 병원 청구서 15억원에 기절초풍… 갚는데만 15년 걸린다는 나라?

한국이 이른바 'K 방역'이라고 소문난 것은 코로나 선제 대응을 잘해서 급격한 확산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N차 감염으로 우리나라도 절대 코로나의 위험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의료부문만큼은 '양반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또 있는데요. 코로나에 걸리더라도 병원비 걱정은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걸리면 파산한다는 나라가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우리가 세계 최강국이라 부르는 미국입니다. "코로나 걸렸는데, 병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엄청난 액수의 병원비 청구서였다"라는 말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12억 4천만원짜리 코로나 청구서

병원비 청구서를 받아들고 코로나 걸린 것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사람들의 경험담이 사실인지 진상을 알아봤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 살고 있는 패트리샤 메이슨은 작년에 받았던 코로나 진단에 더불어 기절초풍할 병원비 때문에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51세의 메이슨씨는 작년 3월 28일부터 4월 20일까지 약 3주간 입원했는데요. 한 달 후에 청구서를 받아든 그녀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메이슨씨 앞으로 청구된 병원비가 무려 1,339,182달러(약 14억 8300만원)에 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차례의 원격진료 결과 메이슨씨는 감기와 기관지염 진단을 받았는데요. 안타깝게도 이러한 병원 측의 진단은 오진이었음이 드러났고, 그녀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 되어 코로나 진료 병동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오진 때문에 진료 골든타임을 놓쳐 생존 확률이 30퍼센트도 채 되지 않았죠.

다행히 그녀는 코로나에서 잘 회복되었습니다. 거의 1년이 다 된 일이지만 아직까지 그녀의 발목을 잡는 것은 코로나가 아닌 다 갚지 못한 병원비입니다.

대체 어떻게 병원비만 15억이 청구될 수 있는 걸까요? 천 오백만원도 아닌 15억이라니, 뒷자리 0을 잘못 붙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14억 8300만원 진료비 내역을 들여다보니 더 황당합니다. 병원 진료비는 479,162달러, 약제비는 470,950달러, 호흡기 서비스가 166,669달러였던 것이죠.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해 몸과 정신이 황폐한 환자가 병원비로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입니다. 세계 최고의 의료진이 있는 미국이지만, 의료비 분쟁은 미국에서는 아주 흔한 일입니다. 환자가 청구서를 들여다보면서 하나하나 항목을 짚어본다 하더라도, 세부 항목에 대한 설명을 듣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행히도 메이슨씨는 가입한 보험이 있어서 대략적으로는 보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갚지 못한 42,184달러(약 4700만원)가 남아있는데요. 처음 청구된 금액에 비하면 많이 보상받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코로나 걸렸는데 거의 5천만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내야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커피 한 잔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의를 만나고, 약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하면, 미국의 병원비는 엄청난 수준입니다. 

메이슨씨는 남아있는 4천7백만 원의 병원비를 낼 돈이 없다며, 모두 갚는데 아마 15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했습니다. 부디 은퇴 전에 빚을 다 청산하기를 바란다며 한숨을 지었죠.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치료비를 낼 돈이 없다는 것도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이런 사태가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나라와 같은 의료보험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의료보험을 국가에서 운영해서 모든 국민이 강제 가입되지만, 조건 없이 동등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국가가 아닌 개별 기업이 운영하는 의료보험을 개인이 선택해서 가입하기 때문에 개인마다 지출하는 의료보험료도, 이에 따른 보장 혜택도 천차만별입니다.

단, 의료비가 비싸기 때문에 의사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나은 처우가 보장됩니다. 더 적은 시간을 일해도 더 많은 진료 수당을 받는 것이죠. 하지만 의료 양극화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의료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되지 않는 서민입니다. 비싼 의료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은 우수한 병원에서 더 좋은 혜택을 받지만, 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아파도 원하는 만큼 진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 겪는 특이한 광경은 환자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병원비를 '할인'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료보험이 아예 없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러한 병원비 감면이 허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병원비를 먼저 내고, 개인이 따로 가입한 보험 회사에 청구를 해서 미리 낸 병원비를 다시 돌려받는 형식인데 미국의 경우는 이와 다릅니다. 병원에 개인 보험 회사를 알려주면 병원이 보험 회사에 병원비를 청구해서 받는 절차에 따르기 때문에, 진료만 하면 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의사의 업무에 보험 회사와 환자의 진료 내역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보험이 없는 사람들이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4월부터 전 국민이 의료보험에 가입하게 하는 이른바 '오바마 케어'를 시행했습니다. 미국 국민의 15퍼센트인 4700만명이 의료 보험 미가입자였는데, 전 국민이 의무 가입하게 해서 의료비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죠.

하지만 트럼프 정권에서 위헌 판결이 나면서 오바마 케어는 원래의 취지대로 운영되지 못했습니다. 기존 병력이 있는 사람에 대한 가입 문제, 최소 400달러가 넘는 여전히 비싼 의료보험료, 가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강제화 문제, 트럼프 정권의 반대에 밀렸기 때문이죠.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 당선되어 바이든 케어로 부활할 것이라는 견해가 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2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무보험자가 오바마 케어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한편 환자들에게 밀린 병원비를 받지 못했다며 병원에서 환자들을 무더기로 고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월 5일 기준 뉴욕시에 있는 50여 개의 병원이 미납금 청구 소송을 진행했는데요. 병원비를 내지 못한 사람들 중에는 교사, 건설노동자, 식료품점 직원부터 코로나로 실직한 사람들까지 다양한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최소 76만원을 내지 못해 소송당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2021년 2월 9일 기준 미국에서는 확진자 2,720만명, 사망자 46.8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에 걸린 이들이 이토록 많다는 것도 안타깝지만, 이들 중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픈 가운데에서도 상상초월하는 병원비 때문에 제대로 진료 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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